삶의 프레스코
프레스코는 이탈리아어로 '신선한'이라는 뜻을 지닌 예술 기법이다. 덜 마른 석고벽에 물감의 안료를 칠하면, 석고가 굳으면서 그림이 벽과 하나가 되어 오랜 세월에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게 된다. 이처럼, 우리의 삶도 견고한 콘크리트 바구니인 집에 켜켜이 스며들며 단단한 하나의 작품이 되어간다.

우리의 삶, 콘크리트 벽에 새겨진 프레스코
우리가 삶의 터전을 옮길 때마다, 그것은 마치 새로운 캔버스에 프레스코를 시작하는 것과 같다.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은 콘크리트 벽에 가족의 웃음소리, 소소한 일상의 대화, 행복했던 순간들 같은 우리 삶의 안료를 덧바른다. 이 과정은 단순히 공간을 채우는 행위를 넘어, 우리의 추억을 벽에 새기는 작업이다.

콘크리트가 100년의 경화 기간을 거치며 단단해지듯, 우리의 삶이 흡수된 집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견고해진다. 이 벽화는 덧칠할 수 없고 지워지지도 않는다. 우리의 삶이 그러하듯, 매 순간이 유일무이한 흔적을 남긴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풍경은 우리의 삶을 더 굳건하게 지켜주는 든든한 배경이 되어준다. 우리의 추억은 콘크리트에 새겨진 아름다운 벽화처럼, 미장센을 더욱 풍부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우리 기억 속에 영원히 간직될 것이다.